2013.02.02.생 말로(Saint Malo) 등 후기 메모선장의 보드게임 이야기

1.생 말로 Saint Malo 
빌리지의 디자이너 부부가 만들었다고 해서 나름대로 주목받은 작품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도시를 직접 그리며 플레이 할 수 있는 놀라운 도시 건설 게임! 이라고는 하지만 필기도구가 들어있는 다른 게임들- 아이언 드래곤, 아틀란틱 스타, 픽셔너리 등과 비교해보면 이 게임이 굳이 직접 그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했을 필연성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다수의 토큰을 사용할 경우에는 게임성에 비해서 지나치게 비싸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할 따름입니다. 
아무튼 주사위를 사용해서 자원을 얻고 이것을 사용하여 마을을 발전시키는 게임인데, 비슷한 방식의 명작 롤쓰루와는 달리 킵 했던 것도 두번 까지 더 마음대로 굴릴 수 있지만 마지막에 사용할 수 있는 주사위는 한 종류 뿐입니다. 
주사위 눈에는 상품, 나무, 사람, 교회, 해적, 성벽이 있는데, 상품을 고르면 보드에 상품 배치하게 됩니다. 이후에 상품에 인접시켜 상인을 배치하면 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돈은 주사위 눈을 바꾸거나 나무를 보관하는데 쓰이므로 상당히 중요한데, 주사위 굴림으로 직접 얻을 수 없고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나무는 게임이 끝났을 때 승점이 되며, 게임중에 건축가를 배치할 때 소모하여 그만큼의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역시 승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적되지 않는 자원으로, 그 개수에 따라 원하는 인물을 보드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오로지 승점을 위한 건물인데, 굴림에서 나온 교회의 개수에 따라 5단계 까지의 교회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1단계부터 몇 단계까지의 교회를 지었느냐에 따라 점수를 받습니다. 해적은 롤쓰루의 해골과 비슷한데,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은 없고, 해적이 나올 때마다 해적 트랙이 전진합니다. 그러다 일정 숫자가 되면 해적이 모든 플레이어를 공격해서 방어력이 모자란 도시의 포대를 파괴하는데, 이 포대가 줄어들 수록 감점을 당합니다. 따라서 성벽을 지어 방어력을 계속 올려야 하는데, 문제는 해적도 점프 만화 주인공처럼 점점 성장하기 때문에 완벽한 방어를 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국방을 포기하고 승점에 주력하게 되는데, 이 시점을 잘 조절하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주사위를 통해 이런 자원을 얻어서 배치한 뒤, 인물을 배치하여 이것들을 사용하는데, 인물에는 싼 것부터 시민, 군인, 상인, 성직자, 마술사, 귀족이 있습니다. 시민은 그냥 1점을 줍니다. 군인은 방어력을 조금 올려줍니다. 상인은 인접한 상품만큼 돈을 줍니다. 성직자는 인접한 교회의 숫자에 따라 승점을 줍니다. 그리고 마술사가 특히 중요한데, 마술사는 인접한 인물의 종류에 따라 승점을 줍니다. 때문에 도시 배치에 상당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좀처럼 나오지 않는 귀족은 그냥 많은 점수를 줍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눈치채셨겠지만 결국 이 게임은 자원의 획득과 소모를 통한 점수 획득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자원 - 큰 힘 - 더 많은 자원" 의 쳇바퀴 구조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 도시의 배치를 통해 그러한 장기적인 재미 못지 않은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미래에 기대를 걸며 도시를 설계하고, 그런 한편으로 재난도 막아야 합니다. 롤쓰루처럼 다음에는 뭘 해봐야겠다고 결심할만한 게임은 아니지만 할 때마다 나름대로 새로운 전개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누구나 그리 어렵지 않게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다는 게 생 말로 최대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보드마커 때문에 할 때마다 손이 더러워진다는 점만은 용서할 수 없더군요. 아이패드판이 나온다면 그걸로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로즈 오브 워터딥 Lords of Waterdeep
파티를 모집해서 퀘스트를 해결하는 전략 게임, 로즈 오브 워터딥. 유럽식 시스템에 미국식 테마를 씌운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룰도 지독하게 간단하고(텍스트가 많아서 그렇지 기본은 카탄보다 쉽습니다), 일꾼 시스템이면서 빡빡하지도 않고, 보람차고 유쾌합니다. 오로지 문제가 있다면 일꾼을 더 주는 퀘스트가 좀 강력하다는 것과 인트리그 카드가 사람을 지정해서 쓰기 때문에 이것이 순위를 결정해버릴 수 있다는 것인데, 하우스룰을 고안해서 적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애시당초 턴 횟수가 지극히 중요한 일꾼 배치 게임에 자원을 강탈하거나 다른 퀘스트를 못하게 하는 등, 턴 횟수에 영향을 주는 효과가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좀 위험하긴 했습니다. 
아무튼 강제 퀘스트에 대한 하우스 룰로 이런 것은 어떨까요? 

강제 퀘스트를 부여할 때 자신의 토큰을 올려서 준다.
강제 퀘스트를 가지고 있어도 다른 퀘스트를 해결할 수 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해결되지 않은 강제 퀘스트는 그것을 사용한 플레이어가 비용 소모 없이 해결한다.

이렇게 되면 강제 퀘스트도 견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득을 위해 사용하게 되고, 견제 효과 역시 그리 심각한 것이 아니게 됩니다. 기회가 되면 언제 이 방법을 테스트해보고 싶군요. 


3.마스터 오브 룰즈 Master of Rules
트릭테이킹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매 트릭마다 플레이어는 숫자 하나, 규칙 하나를 내야 합니다. 트릭이 끝나면 자기가 낸 규칙이 성립하는가 하지 않는가에 따라 점수를 딴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게임입니다. 근데 다섯명이 하다보니 조건이 서로 겹쳐서 협력 게임 비슷하게 되더군요.


4.오리엔테 Oriente

사진을 깜빡했는데, 서열과 직업에 따라 특수능력을 사용하고 서로를 공격하고, 그 과정에서 협상과 결탁이 이루어지는 게임입니다. 정체+이능력+협상 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간만에 해보니 잔룰이 많게 느껴졌습니다. 예전 링크를 남깁니다. 

이글루스 가든 - 보드게임해보기


덧글

  • 과게령이 2013/02/11 12:34 # 답글

    생말로 다녀온 후기인 줄 알았습니다.
    저는 5년전 이맘때 생말로에 갔었습니다. 마을을 빙 두른 성벽같은데 올라가서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나요.
    세계명작동화 프랑스편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아기자기함에 놀라고...호텔 프론트 언니 미모에 놀라고...
    마을이 너무 작아서 놀라고...보드판에 나온 게 마을 전체인듯.
    꼭 다시 가보고싶네요. 그럴 기회가 있으면 아직 안 가본 데 가겠지만.
  • 메모선장 2013/02/14 14:26 #

    그렇군요, 생말로가 게임처럼 작고 성벽이 있는 마을이었군요! 기회가 된다면 보드게임으로 이름이 붙은 도시들을 하나씩 가보고 싶네요. 생말로, 카르카손, 산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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