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노 비지니스Dino Business는 국내사 플레이오프에서 출시된 경제-영향력 게임입니다. 이번 에센에도 출품되었구요. DNA로 공룡 테마 파크를 만든다는 테마가 대체로 한국 빼고 많은 나라에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습니다.

게임 구성물은 상당히 좋습니다. 타일도 두툼하고, 유리스톤도 훌륭합니다. 그리고 색깔별로 초식, 육식이 나뉘어서 있는 공룡 나무 마커도 보기 좋구요.

게임은 3시대와 그것을 구성하는 여러 라운드로 이루어져 있고, 각 라운드는 선이 주사위를 굴리며 시작됩니다. 주사위를 굴려 서플라이 판에 있는 각 마커를 그 개수만큼 전진시킵니다. 여기 표시된 만큼 마켓에 그 라운드의 구매 가능 자원이 공급되는 것인데요, 주사위에 따라 마커를 움직인 뒤, 선이 그 중 하나를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한 칸 움직이는 권한이 있어서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에게만 공룡알이 남아있고 다른 플레이어들은 없는 경우 공룡알이 덜 공급되도록 할 수 있겠죠.

마켓에 자원 공급이 끝나면 이제 선부터 마켓의 자원을 하나씩 돌아가며 구입할 수 있습니다. 돈이 많다고 한번에 한 자원을 쓸어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사야 합니다. 자원에는 DNA, 기술, 공룡알이 있는데, 각각 2, 3, 4원입니다. 딱 하나씩 사고 턴이 끝나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돌아가며 자원을 구매하는 진행은 일견 무미건조해 보이지만 타인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기억해두면 몇명이 합심해서 매점해버릴 수도 있고, 순서에 따라 자신에게 몇개가 돌아올 수 있는지 계산해야 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후반부가 될 수록 암투가 벌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격은 상트와도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공룡알은 승점을 얻기 위한 기초적인 수단인데, 사놓은 공룡알에 적혀있는 자원을 지불하면 자신의 턴에 한 번 복원을 할 수 있습니다. 공룡을 복원하면 알을 뒤집고 승점을 받으며, 자신의 마커를 해당 시대의 원하는 우리에 배치하게 됩니다. 게임은 총 3시대로 나뉘는데, 1시대에는 동쪽 섬, 2시대에는 서쪽, 3시대에는 남쪽 섬만을 이용합니다. 해당 시대의 우리가 다 차면 다음 시대로 넘어가는 것이죠.


게임 중 근본적인 자원이 되는 돈은 펀딩이라는 수단과 패스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 라운드 중 한 번 주사위를 굴려 펀딩 마커를 움직이고, 도착한 곳에 적힌 돈을 받거나 적힌 숫자를 주사위 눈에 곱한만큼을 받습니다. 5원이 둘, 2배가 둘, 3배가 둘로 최저 값은 2 (1/18)에서 최대값 18(1/18)입니다. 확률 분포는
2: 1/18
3: 1/18
4: 1/18
5 : 6/18
6: 2/18
8: 1/18
9: 1/18
10: 1/18
12: 2/18
15: 1/18
18: 1/18
로, 5가 가장 높고 2와 3의 공배수인 6과 12에서 각각 1/9, 그 외에는 모두 1/18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2~6원을 얻을 확률이 11/18, 7~12원을 얻을 확률이 5/18, 13~18원을 얻을 확률이 2/18이라는 뜻이죠. 이 정도면 납득할만한 수준이고, 누가 돈이 잘 나와서 이겼느니 졌느니 하는 상황은 거의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랜덤성이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펀딩 이외에 자원 공급시 공급되지 않는 자원이 있으면 그 대신 5원이 쌓이고, 가장 먼저 패스한 사람이 가져가는, 케일러스 마그나 카르타에서 본 것과 비슷한 시스템이 있는데, 이것을 선이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상황에 따라 자기가 돈을 쌓고 먼저 패스하거나, 패스를 유도해서 라운드의 시장 경쟁자를 줄일 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방식으로 3시대를 진행하고 게임이 끝나며, 그때 우리 인접점수를 계산한 뒤 승점이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하게 됩니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간단하고 진행이 빠릅니다. 선의 자원 세팅부터 순서를 계산하고 자원을 구매하는 것도 특별히 어려운 전략적 사고를 요하지는 않는 한편 소소한 재미가 있구요, 인접한 칸이 많은 우리를 선점함으로써 추가 점수를 노리는 것도 쉽고 작은 재미를 줍니다.
하지만 자신이 들인 노력으로 추가적인 이득을 얻는 과정이 없다는 점은 대단히 아쉽습니다. 전략 게임의 경우 대부분 어떤 건물을 건설하면 그로 인해 자원을 더 얻거나 부수적인 이득을 얻기 때문에 테크가 나오고 플레이어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게임이 변화한다는데서 만족감을 얻는데, 디노 비지니스의 경우 이 부분이 오목처럼 단순화되어 남의 길 끊고 내 길 잇는 정도의 보람 밖에 느낄 수가 없습니다. 세 개의 연속된 지역을 지배하면 승리한다는 간단한 규칙을 가진 콘도티어만 해도 지배 지역이 많으면 카드를 더 받을 수 있지요. 돈을 얻는 방법을 주사위 굴리기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배치 우리에 따라 추가적으로 수익을 얻는 등의 방식이었다면 난이도가 좀 어려워지더라도 고수들에게도 좀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공룡알에 이름이 적혀있긴 하지만 공룡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육식1, 초식 1의 승점 토큰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외국의 경우 좀 더 나을거라고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스타 공룡도 약간의 문제점을 보입니다. 스타 공룡이란 특별히 지명도가 높은 공룡으로, 알에 따로 표시가 되어있으며, 이 공룡의 경우 전용 우리에만 들어갈 수 있고, 전용 우리에는 스타 공룡이 아닌 공룡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때문에 게임이 싸구려 공룡 러쉬 위주로 진행되다보면 스타 공룡칸만 남아서 별 의미 없는 라운드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몇가지 아쉬운 점 불구하고, 디노 비지니스는 보드게임으로서 깔끔하고 간단하며 진행이 빠르고 초보에게 어필할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초보의 보드게임 입문 게임으로 많은 게임이 거론되지만 그것들이 최근 매니아들 사이에서 보드게임의 진수라고 받아들여지는 독일식 전략 게임과 맥이 이어지는 게임인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디노 비지니스는 그 기본적인 요소를 일부라도 쉽게 맛보여줍니다. 입문게임의 전설 카탄이 주사위 운을 통한 자원의 획득, 지역의 선점, 지역의 선점에 따른 새로운 이익 창출, 상호 교류를 주요 시스템으로 삼았다면 디노 비지니스는 상황에 따른 전략의 선택(선택지가 둘이지만), 순서에 따른 자원의 선점과 견제, 주사위 운을 통한 자원의 획득, 지역의 선점, 선적과 승점을 주요 시스템으로 삼고 있습니다. 매니아가 즐기기에는 심심하고 아쉬운 감이 있지만 초보를 보드게이머로 훈육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괜찮은 게임일 것입니다.
이글루스 가든 - 보드게임해보기



덧글
SilverRuin 2009/11/03 12:22 # 답글
다이노가 아니라 디노라 읽는 거였군요.시스템의 헛점이 군데군데 보이고, 국내 제작사가 만들었다는 걸 박스만 봐서는 알기 어려운 점이 아쉽군요; 그래도 역시 해보고 싶습니다. :)
메모선장 2009/11/10 08:32 #
영어라 사실 정확한 발음은 모르겠군요; 괜찮은 게임입니다.
디굴디굴 2009/11/05 18:19 # 답글
리뷰에 대한 감상을 다이브 다이스 쪽에 썼더니 여기에다 뭘 쓰기가 좀 뻘쭘하군요.요새 메모선장님과 술 한 잔 생각이 간절하네요. 저의 이런저런 얘기 들어주셔서 정말 좋았는데 요즘 바쁘신 것 같아서 부르기도 죄송하네용.
언제 시간 나시면 아무때나 연락 주세요. 찾아가겠습니다.
메모선장 2009/11/10 08:32 #
저도 제발 시간이 좀 났으면 좋겠군요;
졸리메니아 2009/11/08 17:24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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