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11/05 08:17
- 일상적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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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동방에는 말의 태풍이 휘몰아쳤다. 선후배들이 발로 뛰고 말로 잡아온 어린 것들은 기가 죽은 듯 했지만 여기 와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마음은 어디론가 가려는 눈을 했다. 위기 의식이 없었고 말은 답답했으며 한 걸음을 빼보려는 거짓말이 맴돌았다. 선배 한 명이 어르고 윽박지르기를 반복했으나 어린 것들은 종종 웃고 있었다. 후배들이 그 모습을 보고 분개했으나 나는 내가 느끼는 것이 분노인지 종잡을 수가 없어서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울면 안된다고 계속 강제당하고 자란 남아들이 대체로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하듯이 화내는 방법을 가늠할 수 없었다. 어린 것들의 친구들은 노천 주위에 모여 훈방이 어쩌네 수근거렸고 들리게 욕을 하다 우리가 쫓아가니 사과했다. 중학교 때 수련회에서 교관들을 욕하던 친구들이 생각나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연락을 듣고 찾아온 학부모는 눈물을 보였는데 어린 것들 중 하나가 봤을 뿐이었다.
2.말이 쏟아졌고 그것을 후배들이 맞았으며 선배도 후배도 아닌 나는 선 채로 그 반을 맞았다. 요즘 어린 것들은 안된다는 말이 이집트 어느 유적의 벽에도 적혀있다던가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도 그런 말이 때마다 새로움에 나는 신기했다. 모든 것은 되야 할 대로 되는 것이라는 사실과 하나의 이상 앞에서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3.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모든 일이 끝나고 보드게임이나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보드게임은 많은 사람을 이어주지만 이어지지 않는 사람은 계속 떨어져 있을 것이었다. 책을 읽든 게임을 하든 그런 분열은 존재할 것이었지만 이렇게 악착같이 하면 의도가 어떻든 분열의 조장처럼 보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아무리 보드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할 수 있도록 낮은 곳으로 계속 내려왔고 그 시도는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보였지만 분명 그것조차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었다. 어차피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하는 일 없이 서성였던 날 나는 게임이 가득찬 가방을 들고 있는 것조차 무안했다.
4.초보들은 순수해서 좋다. 초보들은 게임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며 생산지나 디자인이나 제목을 보고 꺼리지 않고 게임들의 신과 구도 세련된 시스템과 조잡한 시스템의 차이도 모른다. 시스템을 공략하기 전에 그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을 공략하는데 내가 생각하지 못한 허점을 찌르는 초보들을 볼 때마다 나는 게임의 가치가 메이커나 보드게임긱의 평점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며 각각의 게임이 자생할 수 있음을 느낀다.
5.남자가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것을 해결하고 싶어하는 종족이라는 사실은 몹시 괴롭다. 무슨 일을 들을 때마다 대안을 하나씩 세우는데 세워놓은 대안을 구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그것들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대안의 찌꺼기는 말라붙은 껌처럼 잘 떨어지지 않는데 사유의 바닥에서 그런 찌꺼기를 손톱으로 긁어 떼는 심정은 즐겁지 못하다.
- 2009/11/02 14:08
- 메모선장의 보드게임 이야기
- 2009/11/02 12:37
- 일상적 잡설
1권 남기고 다 팔았습니다. 어쩌면 재고가 어딘가 숨어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한번 찍어서 오래도 팔아먹었군요. 그리고 그런 시점에 처음으로 독자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하면 엉, 뭐 그런가보다 했는데, 처음 뵙는 분이 재미있게 봤다니까 오오 그, 그런가, 나 좀 재미있는지도? 싶더군요. 그러니 또 써볼까 ... » 내용보기
- 2009/10/31 01:37
- 일상적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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