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위키백과)
옛날에는 김밥을 꽤나 자주 먹었다. 고작 1000원으로 밥과 야채와 고기를 한번에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이다. 특히 같은 가격의 토스트를 떠올려보면 김밥이 얼마나 위대한 음식인지 알 수 있다. 게다가 포장과 휴대도 간편하기 때문에, 공익 복무중에는 근무하면서도 자주 먹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듯이 물가가 폭등하면서 김밥은 대체로 1500원으로 올랐다.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지만 무려 150 퍼센트가 되는 것은 해도해도 너무했다. 이따금 1300원 정도만 받는 곳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1500원이나 1300원이나 똑같다. 오십보백보라고 1000원 한 장의 선을 넘어버린 것은 똑같지 않은가?
결국 그 뒤로는 음식점에서 김밥을 사먹을 일이 거의 없었고, 어쩌다 한 번 편의점에서 나오는 것을 먹었을 따름이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말끔히 포장되어 나오는 김밥은 어쩐지 김밥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건 이미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해서, 눈에 보이는 곳에서 재료를 말아서 척척 썰어 나오는 요리로서의 아우라를 잃어버린 탓이다. 1000원으로 배를 채우는데는 여전히 훌륭한 수단이긴 하지만, 차갑게 식은 김밥을 뱃속에 밀어넣고 있자면 오히려 서글퍼지곤 한다.
그나저나 김밥은 역시 도시락통에 가지런히 쌓아놓은 상태나 접시에 모양 좋게 층층이 쌓아놓은 상태에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요 십수년간 그렇게 먹질 못했는데, 김밥은 사실 하나하나 떼어서 쌓아놓으면 퍽이나 아름다운 음식이다. 김밥에는 일반적으로 흑백과 적녹과 황색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단청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렇게 가지런히 쌓아놓은 깁밥을 소풍에서 서로 나누어 먹으며 누구네 집은 깨가 들어갔네, 기름지네, 고기가 많네 어쩌네 하면서 집안의 김밥풍을 평론하는 것도 커다란 즐거움이었는데, 그런 문화가 아직까지 살아있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더이상 그런 즐거움을 맛볼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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